가천대·경동대·서울여대·성신여대·성균관대

대학생 불교동아리 장엄등 제작 현장
3월 23~24일, 학교 마스코트 표현
“모든 준비 과정이 연등회 밑거름”

부처님오신날(올해 5월 15일)을 봉축하는 연등축제가 두 달 앞으로 성큼 다가온 가운데 3월 23일 서울 나무갤러리 옆 공간이 떠들썩한 활기와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대학생 불자들이 올해 연등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할 장엄등 만들기로 한창이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회장 주현우, 이하 대불련) 소속 가천대·경동대·서울여대·성신여대·성균관대 불교동아리 회원들이 바로 그 주인공. 이들은 주말도 반납하고 모여 골조에 직접 풀을 바르고 조심스레 한지를 붙이며 각자만의 노력과 열정을 쏟아냈다.

기존 장엄등이 오래돼 교체가 필요했던 서울여대·성신여대·성균관대. 올해 처음으로 연등축제에 참여하는 가천대와 경동대가 대불련 측에 도움을 요청했고, 이날 다 함께 장엄등을 제작하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대불련 차원에서는 지금껏 서울·경기 지역 22개 학교가 연등축제에 참여해 왔는데, 새로 창립한 가천대와 경동대가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올해는 총 24개 학교가 제등행렬에 동참한다. 학교별로 5명씩 참석한 이들은 3월 24일까지 골조, 배접, 밑그림, 채색, 꾸미기 등의 과정을 거쳐 자신들의 학교 마스코트가 담긴 특별한 ‘장엄등’을 완성할 계획이다.

서울여대 불교동아리.
서울여대 불교동아리.

3~4년 정도 사용한 장엄등이 녹이 슬어 다시 만들게 됐다는 서울여대 불교동아리 회원들의 실력은 제법 능숙했다. 장엄등 만들기에 경험이 있는 정선아 불교동아리 회장 덕분이다. 정 회장은 “지난 몇 년 동아리 활동이 저조했는데 점차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며 “올해는 학교를 대표하는 장엄등을 새로 만들어 더욱 시작이 좋다. 활발한 동아리 운영을 이끌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성신여대 불교동아리.
성신여대 불교동아리.

성신여대 불교동아리 역시 학교 공식 캐릭터인 ‘수룡이’를 활용한 장엄등 제작에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부지런히 손을 움직였다. 무엇보다 성신여대 학생들은 국가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연등회에 참여할 수 있다는 데 한껏 기대감을 드러냈다. 곽유진 부회장은 “장엄등을 처음 만드는데 이렇게 까지 세심한 과정이 필요한지 몰랐다. 그래도 오늘 신입생 법우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어 기쁘다”며 “유네스코에 등재된 연등회에서 우리가 직접 만든 등을 들고 거리에 나설 수 있다는 것 자체로도 무척 설레고 기대된다”고 말했다.

 가천대 불교동아리.
가천대 불교동아리.

올해 초 재창립 돼 자그마치 110명의 학생이 활동하는 가천대 불교동아리는 처음 참여하는 연등축제에 회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엄등 만들기에만도 자원하는 회원이 많아 선착순으로 인원을 모집했을 정도다. 한규리 회장은 “처음 제작하는 장엄등에 조금 헤매기도 했지만 점점 친구들과 손발이 맞아가고 있어 결과물이 궁금하다”고 전했다. 가천대 불교동아리는 연등축제 등을 계기로 단체가 함께할 수 있는 불교 체험 프로그램을 적극 진행할 예정이다. 한 회장은 “불교 교리는 물론 등산과 사찰을 접목한 프로그램 등 많은 인원이 쉽게 동참할 수 있는 친숙한 방법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동대 불교동아리.
경동대 불교동아리.

경동대 불교동아리는 지난해 11월 창립해 다양한 불교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등회도, 장엄등 제작도 모든 게 처음이라 낯설고 어색하지만,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가 충만한 세상이 되길 발원하며 작업에 몰두했다. 조현주 회장은 “(장엄등을) 눈으로만 봤을 때는 쉬워 보였는데, 정말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서울 한복판에서 저희가 만든 등을 들고 1시간 이상 행진할 생각을 하니 뿌듯하고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또 조 회장은 “오늘처럼 다른 대학 법우들과 만나 소통하고,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5개 대학의 장엄등 만들기를 돕기 위해 현장을 찾은 이경목 대불련 서울지부장도 “연등회를 앞두고 각각의 대학과 의견을 나누고, 협력하는 모든 준비 과정이 연등회의 원만한 회향을 위한 밑거름이 되길 기원한다”고 응원했다.

대학생 불자들이 손수 만들어 색을 입힐 장엄등은 오는 5월 부처님오신날 종로 한복판에서 대중 앞에 선보인다.

김내영 기자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